Sullen Answer
볼멘소리는 가족이라는 관계의 구조와 그 안에 축적된 기억을 다루는 작업이다. 부모의 이혼 이후 나는 아버지를 중심으로 구성된 가족의 형태 안에서 성장했다. 가족이라는 가까운 관계를 통해 아버지를 이해하고 있다고 믿었지만, 이후 어머니로부터 다른 기억과 이야기를 접하면서 내가 알고 있던 가족의 서사가 사실과 다르게 구성되어 있음을 인식하게 되었다. 오래된 가족앨범을 다시 바라보는 과정에서 이러한 간극은 더욱 선명해졌다. 앨범 속에는 아버지와 함께 있는 어린 시절의 이미지가 반복해서 등장하지만, 그 사진을 촬영했던 어머니의 존재는 대부분 프레임 밖에 머물러 있다. 사진은 가족을 기록하고 있지만, 동시에 가족 안에서 누가 기록되고 누가 배제되었는지를 드러낸다. 나는 이 작업에서 가족을 자연스럽고 사적인 관계로만 바라보지 않는다. 가족이라는 제도 안에서 작동해온 가부장적 질서와 역할, 희생과 침묵의 구조를 개인의 기억과 사진을 통해 다시 들여다본다. 볼멘소리에서 사진은 과거를 복원하기 위한 기록이 아니라, 이미 구성된 가족의 기억을 다시 해체하고 바라보는 행위가 된다. 촬영과 재구성의 과정은 가족으로부터 거리를 두려는 동시에 그 관계에서 벗어날 수 없는 나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 작업은 가족의 자화상이자, 가족이라는 관계와 그 안에 남겨진 기억을 재검토하는 개인적 다큐멘터리이다.
- 잔여물 | Residue
- 채집 | Collection
- 어느 가을 | One fall
- 카메라 뒤의 엄마 | Mom behind the Came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