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 그리고 사진
 최요한의 〈Nonlinear〉에 대하여. 

 최요한의 <Noninear> 연작은 스페인 북서부 갈리시아 지방,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으로 향하는 순례길을 따라 제작되었다. 이 작업은 순례자들의 초상, 그들이 지나치는 풍경, 그리고 이 신성한 길을 걷는 개인적인 이유를 담은 손 글씨 노트를 찍은 이미지들을 함께 엮고 있다. 
 영국의 사회인류학자 팀 잉골드는 저서 ‘Lines’에서, 인간은 걷고, 말하고, 몸짓하는, 선을 만드는 존재라고 말한다. 즉, 선을 만드는 행위는 일상의 모든 측 면을 포괄한다. 우리는 선을 그리는 존재이며, 세계와의 관계는 그 선들이 얽히는 방식 속에서 펼쳐진다. 잉골드의 관점에서 보면, 최요한의 사진은 하나의 '선'- 순례길-을 따라 촬영된 것으로, 단지 여정의 단편을 기록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것들은 걷는 이들의 존재를 드러내는 도구이자, 움직이는 신체와 그것을 둘러싼 환경 사이에서 형성 되는 섬세한 관계를 드러내는 매개체가 된다. 따라서 이 순례는 단순히 목적지를 향한 선형적 여정이 아니라, 몸과 풍경 그리고 시간 사이에서 끊임없이 직 조되는 만남의 과정이다. 
 동시에, <Nonlinear>는 개인적 경험을 넘어 보편적인 감각을 환기한다. 직접 순례를 경험한 적이 없는 사람이라도, 그 여정이 어떠한 느낌일지를 상상할 수 있다. 외형적으로는 다큐멘터리적 형식을 띠고 있지만, 이 연작의 각 장면은 우수한 숨은 이야기를 품고 있으며, 포토북의 각 페이지는 새로운 서사를 펼쳐낸다. 이 경험은 암실에서, 노광된 인화지 위에 잠들어 있던 이미지가 현상액의 표면 으로 천천히 떠오르며 서서히 생명을 얻는 그 순간을 떠올리게 한다. 최요한의 피사체는 대부분 젊은 세대다. 
 그들의 글에는, 순례의 이유뿐 아니라, 누구나 인생의 어떤 시점에서 마주하게 되는 불확실함과 자기 자신에 대한 물음을 남겨놓았다. 대부분의 초상은 뒷모습으로 촬영되었고, 마치 작가가 그들과 함께 걸으며 조용히 동행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그들의 등은 얼굴보다도 더 많은 것을 말하며, 그 속에는 피사체의 연약한 순간과 성찰의 시간이 담겨 있다. 이 사진들은 우연히 포착된 순간이 아니라, 작가 와 사물 사이의 밀접한 교감의 흔적이다. 최요한의 순례길에 대한 사유는 풍경 혹은 인물의 기록을 넘어선다. 
 그의 이미지들을 가로지르는 선들은 걷는 행위 그 자체-공간을 통과하고, 신체가 환경 과 만나며, 역사와 시간이 중첩되는 과정을 구현한다. 이 사진들 속에서, 순례길은 인간이 선을 통해 세계와 관계를 맺는 경험을 시각화하는 방식으로 드러 난다. 그리고 관람자가 이 선들을 따라 시선을 옮길 때, 그들 또한 조용히 펼쳐지는 여정의 리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ssays by ItoTakahiro 
Curator, Tokyo Photographic Art Museum 
Back to Top